철강산업발전사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이 발전의길을 걸어온 지 60년이 넘었다.
특히,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볼모지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출발하여 2009년에는 조강생산이 4,857만 톤, 세계 6위에 달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 나아가 2010년에 두번째 일관제철 회사가 출범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45~1969

우리나라 철강 산업의 태동기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면서 적산(敵産) 국유화 정책 등을 통해 대한중공업공사(現 현대제철)를 설립(1948)하는 등 새로운 출발선에 섰으나, 한국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치며 상당 부분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우리나라의 철강 산업은 전후(戰後) 부흥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기존공장의 복구・가동 및 부산제철소(現 동국제강)의 최초 전기로설비 도입(1963) 등 여러 민간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잇따르며 기초를 닦았다.

다만 이 기간 동안의 생산설비는 쇳물을 생산하는 상공정 보다는 제품을 생산하는 하공정 압연설비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上-下 공정간 불균형이 심해 정부 차원에서 상공정 확충을 목표로 일관종합제철 건설을 위한 정책 차원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어졌고, 민간 차원에서는 다양한 생산기술 및 제품 생산을 모색하는 등 우리나라 철강 산업의 발전기반을 조성하였다.

1970~1985

철강 자립체제를 구축한 도약기

철강공업육성법 제정(1970)을 계기로 일관제철 사업에 대한 정부출자 및 육성자금 조성, 기반시설 지원 및 공공요금 할인 등 일련의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포항제철(現 POSCO)의 제1기 고로가 준공(1973.7)되어 명실상부한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되었으며, 이후 제2기~제4기까지의 연이은 건설을 계기로 제선-제강-압연 공정의 구조적 불균형, 시설의 노후화와 영세성 등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상공정 부문의 국내자립도 역시 크게 향상되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나라 철강 산업 발전의 기반을 형성하였던 전기로 업체와 압연 및 강관업체도 이 시기에 큰 폭의 설비 확대를 추진했으며, 신규 전기로 업체도 등장하면서 제강-압연 부문의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되는 등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1986~1997

질적 고도화를 병행한 성장기

1970년대 이후 1980년대까지 미국, 일본, EC 등 선진국의 철강 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기업들의 도산 및 설비 폐쇄, 휴지 등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이어진 반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철강공업 육성 의지를 기반으로 생산량 증가와 신규 철강설비 도입 등이 이루어지면서 주요 수출 상대국으로부터의 견제도 심해져 성장과 함께 질적 고도화도 병행 추진했던 시기이다.

즉, 1980년대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 지속된 건설,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철강 수요산업의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포항제철(現 POSCO)의 제1기~제4기에 걸친 광양제철소 종합 준공(1992.10) 및 전기로 업체의 대규모 설비확장 등 양적 성장을 이룩했으나 이후 철강 무역마찰 증가와 내수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증대 및 수출선 다변화, 철강21세기운동(1990~1995) 등을 통한 신기술・신강종 개발 확대, 특수강분야의 발전 등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1998~2004

국내외 경쟁심화에 따른 구조조정기

그동안의 급격한 설비능력 확대는 철강수요가 급감할 경우, 가동률 저하에 따른 심각한 경영 악화라는 위기의 소지를 안고 있었으며 급기야 1997년 말의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즉, 1997년~1998년에 한보철강, 기아특수강, 삼미특수강 등 11개 철강업체가 부도에 이르고 조강 생산설비 500만 톤을 폐쇄하는 등 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충격에서 벗어나고 생존의 길을 찾기 위해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세계 철강 산업의 경쟁 환경 변화에 따른 기술·경영상의 성장전략을 모색하게 되었다. 2004년에 한보철강이 INI스틸(現 현대제철)에 인수되면서 그동안의 기업간 구조조정이 일단락되었으며, 철강수입 무관세화가 시행(2004.1)되고 중국의 철강 산업이 급부상하는 등 세계 철강업계의 구조가 개편되면서 향후 철강시장 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했다.

2005~현재

제2 도약을 통한 선진화 시기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FINEX 설비를 준공(2007년)하고 현대제철에서 2기의 고로를 준공(2010년)하면서 제 2의 일관제철 업체로 등극하는 등 우리 철강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일들이 있었고, 밖으로는 Major 원료업계의 대형화 시도와 이에 대응한 세계 주요 철강업체의 M&A 등 규모의 경제에 기초한 경쟁력 향상 노력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른 여러 선진국이 거쳤듯이 우리나라의 철강 수요가 정점을 지나 성숙기에 들어서고 있고 중국 외에 인도가 신흥 철강강국으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어 안팎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한국전쟁과 제1·2차 석유파동, IMF외환위기 및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수차례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며 놀라운 고도성장을 이룩해왔고 이제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향후 예상되는 환경규제 강화, 원료확보 경쟁 심화 및 국내외 수요 증가세 둔화 등 철강 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데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므로 성공적인 제2의 도약과 안정적인 선진화시대 진입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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